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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생활 6년차 (연봉, 물가, 회사생활 등)

chbae 2024. 8. 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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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내와 딸래미와 티어가르텐 (시내에 있는 숲으로 이루어진 큰 공원, 베를린에는 이런 공원들이 지역별로 많이 있다)에 가서 돗자리를 펼쳐 놓고 배드민턴, 탁구, 배구, 축구공을 가지고 놀면서 아.. 이래서 독일이 좋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면 이런 생활이 그립겠구나 생각도 했다. 내친김에 독일 생활 6년차가 되었을 때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독일 생활에 대한 느낌을 한국과 비교해서 써볼까 한다.

티어가르텐 (Tiergarten), 출처 - https://www.hotelscombined.co.kr/Place/Tiergarten.htm

 

올해 3월 https://www.yocto.co.kr/276 에서 독일 개발자 근무 환경에 대해서 써보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니 고려해서 글을 읽어보기 바란다.

연봉

독일은 결혼 여부, 외벌이/맞벌이 등에 따라 세금 내는 %가 다르다. 많이들 독일이 한국에 비해 세금이 엄청 쎄다고 한다. 특히 미혼일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 결혼을 했고 외벌이, 딸아이가 있어서 세금 클래스 3 구간이 적용되고 매달 250유로씩 딸아이한테 킨더겔트라는 명목으로 나라에서 준다. 그래도 독일의 실수령액이 적지만 의료, 연금 등을 감안하면 필자의 경우 한국에 비해 손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https://www.brutto-netto-rechner.info/gehalt/gross_net_calculator_germany.php 사이트에 가면 실수령액이 거의 정확하게 나온다. 세금 구간을 3 (기혼자, 외벌이)으로 해놓고, 한국의 실수령액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생활 물가

필자가 가장 크게 지출하는 부분은 매달 나가는 월세이다. 베를린의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전세 개념도 없다.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면 대부분 월세로 많은 부분이 나간다.

 

에데카 (EDEKA), 레베 (REWE), 알디 (ALDI), 리들 (Lidl) 등 큰 마트가 동네마다 있고 여기서 식료품을 구매한다. 독일의 생활 물가 (식료품)은 한국보다 저렴한 것 같다. 필자도 3인 가족에 일주일에 100유로 정도 장을 본다. 지인의 말로는 독일은 생활 물가를 안정시키지 위해 많은 노력 (예, 생필품 안정적 확보)을 하고 있다고 한다.

 

식당이나 공산품은 한국과 비교하면 비싼 편이여서 외식을 많이 하지는 않는다. 코로나 이후에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몰을 많이 이용하기지만 한국의 올리브영과 비슷한 DM이나 로스만 (ROSSMAN)을 많이 이용하기도 한다.

교육

유치원/어린이집 (Krippe/Kita), 초등학교 (Grundschule), 중고등학교 (Gymnasium/Hauptschule/Realshule 등), 대학교은 공교육으로 무상교육으로 이루어진다. 단, Private이나 International School은 직접 지불해야한다. 보통 주재원, 대사관 직원들이 International School에 많이 다닌다.

 

사교육은 한국에 비하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교육 학원은 거의 없는 것 같고 한다면 중고등학교 때 필요한 과외 위주로 많이 하는 것 같다. 딸래미도 스포츠 (테니스, 수영, Athletic)을 하는 것 외에는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하지 않는다.

휴가 (여행)

휴가는 거의 6개월이나 거의 1년전에 계획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친구들은 많이 못봤고 필자도 마찬가지고 3-4개월 전에 딸아이 학교 방학에 맞춰서 계획을 한다. 독일은 학기중에 한국에서 이야기하는 현장학습과 같이 학교를 빠지고 여행을 가는 것을 거의 불허한다. 학기중에 학교 허가 없이 가다가 공항에서 걸리면 벌금을 내야한다고 한다.

 

여행은 독일 내나 유럽 근교 나라들로 많이 간다. 독일 사람들이 많이 가는 휴양지 중 하나는 스페인 마요르카이고 거의 우리나라 제주도 가듯 하는 것 같다. 그 외에도 가까운데 워낙 좋은 데가 많다. 필자도 이탈리아, 그리스, 오스트리아, 체코, 스페인, 크로아티아, 터키, 폴란드, 핀란드, 프랑스, 네델란드 등 근교의 나라들을 딸아이 방학마다 비행기를 타고 가끔은 차로 많이 다녀왔다.

회사 생활

재택 근무가 여전히 기본으로 되어 있고 하루 8시간 근무지만 거의 출/퇴근 시간 체크를 하지 않는다. 중요한 회의는 들어가고 필요한 일을 하면서 기본적으로 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거의 대학교 다닐때 느낌으로 주 40시간 근무하고 필요할 때는 잠깐 나갔다 들어와서 더 늦게까지 일을 한다.

 

필수는 아니지만 요즘은 일주일에 1-2번 출근하여 동료들과 이야기도 하고 얼굴도 보면서 좀 더 네트워킹을 한다. 가끔은 너무 체계없이 돌아간다는 생각도 들지만 워라벨로 따지면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Sick Leave는 하루 이틀은 그냥 아프다고 하면 쉬고, 1년에 한번은 2주 이상 쉬고 오라고 권장한다. 하루 10시간 이상 절대 근무하지 말라고 하고, 업무로 인해 초과 근무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초과 근무하면 당연히 기록했다가 나중에 쉬게 허용한다. 하지만 매니저는 매번 초과 근무시간, 휴가 사용등을 한달에 한번하는 1on1 미팅에서 언급하면서 자제하라고 하고 휴가를 적극 사용하라고 권장한다. 휴가는 필자 회사의 경우 30일이 주어지고 내년 3월까지 사용할 수 있지만 이것도 올해 다 사용하라고 매니저들은 계속 푸쉬한다.

 

직원으로써는 정말 워라벨이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독일에 있는 독일회사는 말이다. 그러나 매니저로써의 고충은 많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타

6년간 살면서 독일어는 여전히 적응이 안되고 힘들고 다행인건 베를린이라서 영어가 조금은 통한다는 것.. 하지만 여전히 약속 잡고 하는 부분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병원도 약속 (Termin) 잡기 힘들고 한국처럼 시설이 엄청 잘 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공보험에서 거의 대부분 무료로 다 커버 (물론 월급에서 엄청나게 빠져나가지만 말이다.)가 된다. 특히 어린이들은 병원, 약값이 다 무료이고 성인들은 경우에 따라 아주 조금 약값은 내는 것 같다.

 

한국과 비교해서 베를린은 자연이 있어서 너무 좋다. 대부분의 아파트 생활권이 아닌 여기저기 있는 공원들이 너무 좋다. 이 부분이 나중에 가장 그리울 것 같다. 또한 인구밀집도가 한국의 수도인 서울과 근교인 경기도에 비해 현저히 낮다. 교통 체증은 한국과 비교해서 아무것도 아니고 운전 매너도 간혹 난폭한 친구들이 있지만 양보도 하고 좋은 것 같다.

 

베를린의 대중교통도 나름 잘 되어 있지만 파업을 하면 세월아 네월아다.. 편리한 한국의 대중교통을 따라갈 수 는 없는 것 같다. 단 좋은 것은 한달 정기권 (독일 전체)가 49유로 밖에 안한다는 것이다. 도이치란트 티켓이라고 해서 독일 전체 대중교통을 다 사용할 수 있다.

 

한국과 비교하여 장단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딸아이를 키우며 사는 것은 아주 만족한다. 특히 치열한 경쟁속에 학원을 많이 보내지 않는 다는점,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다는 점, 자연 근처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점, 번잡함에서 많이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다. 반면에 여전히 외국인이라는 점, 한국처럼 모든 것이 빠르고 편리하다는 점, 어려운 독일어가 있다는 것은 감수해야할 부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