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many

독일 개발자 근무 환경 (필자 회사 기준)

chbae 2024. 3. 2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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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 6년차 개발자이고 한 회사 (Mercedes-Benz Innovation Lab.)에서만 계속 근무하였다. 법적인 기준도 일부 있지만 완전히 일하면서 느끼고 주변에서 들은 내용을 기준으로 독일 개발자 근무 환경에 대해서 적어보고자 한다. 회사마다 다를 수 있고 순수 필자 개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적은 것이여서 독일 노동법과 100% 일치하지 않는 것을 가만하고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출처: https://medium.com/coinmonks/whats-a-good-salary-to-work-for-in-germany-41fed93d942e

 

필자가 생각하기에 독일의 워라벨은 최상위에 속하는 것 같다. 노동자의 인권이 그만큼 큰 것 같다. 필자 회사 기준으로 1년 휴가 30개, 유급 Sick Leave (개인 휴가 30개에서 차감 안함, 연속 이틀까지는 통보만 하면 됨), Overtime 만큼 추가 휴일, 일요일이나 공휴일 절대 일 안함 (일을 하려면 특별한 허가 있어야 함, 복잡해서 필자 회사에서는 절대 안함), 하루에 10시간 이상 근무 금지, 1년에 최소 한번은 2주 이상 연속 휴가 권장 등이 있다.

휴가

휴가를 사용할 때도 회사마다 다르지만 팀원들에게 이야기만 하면 되고 거의 대부분 승인이 난다. 그리고 1년에 한번은 2주 이상 가서 리프레시하라고 전체적으로 권장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권장은 하지 않지만 다음 년도 3월까지 안쓰는 휴가는 이월이 되고, 그 이후에는 사라진다. 매니저와 HR에서 휴가를 관리해서 가능한 잘 나눠서 쓰도록 한다. 법적 휴가는 24개로 알고 있지만 많은 IT 회사들이 30개를 주고 그 이상인 곳도 몇군데 보기도 했다.

 

필자는 대부분 딸아이 학교 방학과 쉬는날에 맞춰서 사용하고 같이 여행을 다닌다. 작년에 Overtime을 많이해서 내일 (3월 29일 금요일)부터 차주 월요일까지 Easter Holiday인데 차주 말까지 10일을 쉰다. 가족과 집에서 쉬면서 책도 읽고, 자전거도 타고, 테니스도 치고 가끔 부활절 행사에 가보면서 지낼 예정이다.

병가

한국과 다르게 병가는 개인 휴가에서 차감하지 않고 유급이다. 이틀 연속까지는 매니저에게 아프다고 통보만 하고 쉬면 되고, 삼일째부터는 병원에 가서 의사의 진단서를 받고 병가를 사용한다. 사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아도 되고, 물어보는 것 자체가 실례이다. 아픈 정도는 개인이 판단하면 되고 몸이 안좋은 기미가 보이면 동료들이 쉬라고 권장하는 분위기이다. 단, 허위 병가에 대해서는 해고의 사유가 되기도 한다.

근무시간

일주일에 40시간 근무가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고 절대 하루에 10시간 이상 일하면 안되는 독일 법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매니저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에 엄격히 관리하도록 한다. Overtime 만큼 다른날 합산하여 쉴 수 있도록 하고 필자의 회사 같은 경우에 따로 근무시간을 정확히 체크하고 기록하지는 않는다. 모든 것이 신뢰 기반이다. 주변의 어떤 회사는 35시간이기도 하지만 회사마다 계약마다 다르다. 그리고 절대 일요일이나 공휴일에는 일을 못하게 원칙적으로 막는다.

 

3년전에 일요일에 시스템이 접근해서 리뷰를 남겼다가 매니저와 HR과 미팅을 하고 다시는 쉬는날에 일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고 마무리졌다. 참 좋은 환경이다.

원격근무

여전히 하이브리드 근무형태를 가지고 있다. 원격 근무를 하고 싶으면 하고, 출근하고 싶으면 한다. 완전 자율적이다. 차에서 일을 해야하는 테스트 엔지니어 등은 필수로 출근해야하지만 대부분은 자율이다.

 

1년에 20일까지는 유럽내에서 원격근무를 할 수 있도록 회사가 허용한다. 유럽 외에도 허용해달라고 계속 요청하지만 보험과 세금이슈로 공식적으로는 껄끄러워하는 분위기다. 주변에 다른 회사들은 유럽 외국에서 일하는 것도 많이 허용한다고 들었다.

개발장비

노트북으로 Windows, MACBOOK (M1 PRO), Linux PC 중 하나를 입사시 선택하게 해준다. 필요에 따라서 2개의 노트북을 사용할 수 도 있다. 키보드/마우스/헤드폰은 기본적으로 지급한다. 집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24인치 모니터를 경우에 따라 대여를 해준다. 또한 유심을 포함하여 아이폰을 회사폰으로 사용할 수 있게 지급한다. 필요에 따라서 워크스테이션을 구매해서 사용하거나 AWS를 사용할 수 있게 제공하는 팀도 있다.

기타

그 외에도 프로베라고 보통 6개월을 하는데 이때에는 해고와 퇴직이 쉽다. 그 이후에는 정년이 기본적으로 보장이 되고 퇴직을 할 때도 3개월 통지 기간을 받는다. 물론 회사와 상의해서 줄이기도 한다. 나이가 많은 주니어 개발자도 아주 가끔 보이기도 하고, 승진을 원하지 않으면 계속 그 자리에 머무르면서 그 정도 수준의 월급을 받으면서 일을 한다. 그렇다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눈치를 주지도 않는다.

 

매니저가 아닌 개발자들에게는 정말 좋지만 매니저들에게는 일정과 팀원 관리가 정말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연봉과 인센티브를 매니저에게 좀 더 주고 차량도 제공해주는 회사가 있다. 한국과 비슷하게 스트레스 받고 화도 내고 쪼고 스트레스도 받는 직급이다. 물론 매니저마다 관리하는 방법이 다르긴 하지만 일정에 쪼여 힘들다.

 

개인적으로 매니저가 아닌 개발자로써 워라벨을 지키고 살기에는 독일은 정말 좋은 나라 중에 하나 같다. 연봉, 세금이 많다 그래서 돈을 모으기 힘들다고 많이들 이야기하기도 한다. 싱글이나 맞벌이 등 한국과 비교하면 그럴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외벌이에 딸아이 있는 가장으로써는 한국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조금 더 많은 여유를 가지고 회사 생활을 하는 것 같다. 독일어라는 큰 장벽이 여전히 있지만 노동자로써 근무하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한다.